마지막 조문객

마지막 조문객
마지막 조문객
스킨
스토리작지만 경건한 회당 안, 영원한 여행을 떠나는 이를 배웅하러 온 쿠키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인다. 대칭으로 놓인 긴 의자 사이의 카펫을 따라, 관 위에 꽃을 내려놓는 행렬이 드문드문 이어지다가, 마침내 회당 안에는 두 쿠키만이 남았다. 관 앞에 선 채 검북은 보닛 아래로 베일을 드리운 세인트릴리 쿠키와, 흰 갑옷을 두르고 먼발치에 선 수수께끼의 기사가. 예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무런 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기사를 향해 세인트릴리 쿠키는 말했다. "지금 꽃을 내려놓지 않으면 골 식이 끝나고 말 거야." 흰 갑옷의 기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가 꽃을 내려놓을 때 이 식은 끝난다. 그러기를 바라는가?" 쉽게 의미를 읽을 수 없는 말이었으나, 세인트릴리 쿠키는 가만히 미소 지었다. 흰 갑옷의 조문객이 되물은 말을 들고 그의 정체를 확인했기에. "망자를 찾아올 이들은 더 이상 없는 것 같아. 시야가 좁아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는 쿠키였거든... 그러니 이제 네가 식을 끝내주기를 바라. 흰 갑옷의 조문객은 어조 없이 대답했다. "원한다면." 흰 갑옷의 기사가 망자에게 검푸른 장미를 마지막으로 바칠 때.회당을 밝히던 촛불이 한순간에 꺼지며 어둠이 내려앉았다. 유일하게 남은 빛이라고는 세인트릴리 쿠키가 들고 있는 촛대의 희미한 불꽃뿐. 그럼에도 조문객의 흰 갑옷은 신비롭고 은은하게 빛이 났다. 다시 한번 세인트릴리 쿠키는 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조문객이 누구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자 언제나 궁금해 왔던 경계를 넘게 하는 자. 삶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자... 분명 헌화를 위해 회당 깊숙이까까지 들어왔음에도, 어느새 뒤돌아서 카펫을 가로지르는 기사를 향해 세인트릴리 쿠키는 되물었다. "너는.. 쿠키들을 망각의 강 너머로 인도하는 사도지?" 확신이 담긴 질문에 기사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음 이어질 말은 하얀 갑옷의 기사도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항상 너를 만나고 싶었거든. 생명의 불꽃이 꺼진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늘 궁금했어." 생명이 다할 때 찾아와 망자를 인도하는 사도인 그를 향한 쿠키들의 감정은 언제나 두려움뿐. 생명을 거뒤가는 이를 향한 원망 또한 익숙해졌으나, 호기심 어린 시선은 겪어본 적 없으니. 긴 정적이 지난 뒤에 하얀 갑옷의 사도는 세인트릴리 쿠키에게 되물었다. "그 말의 의미를 모르지 않을 텐데. " "네가 찾아올 때, 누군가의 삶이 끝난다는 것 말이야?"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한 세인트릴리 쿠키는 희미한 미소를 띠고 흰 갑옷의 사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에 든 촛불이 일렁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향해 걸어 나간다. "누군가가 떠난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야.. " 세인트릴리 쿠키는 회당의 중앙에 깔린 카펫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가 마침내 문 앞에 선 기사 앞에 다가선다. 영원한 이별을 전하러 온 사도를 바라보며, 나머지 대답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난 이를 아무도 맞이하러 오지 않는다면 더 슬펐을거야. 죽음 뒤에 아무것도 기다리고 있지 않다면 새로운 시작도, 재회도 없을 테니까..." 하얀 갑옷의 사도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외눈 가면으로 가린 반죽 아래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인트릴리 쿠키는 그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알았다 "하물며 나 같은,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쿠키도 맞이하러 나오는 너라면 훗날 나의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반드시 네가 찾아와주겠지." 세인트릴리 쿠키가 말을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간신히 타오르던 촛대의 불도 연기로 흩어졌다. 흩어지는 연기로 시선을 돌린 사도가 세인트릴리 쿠키에게 대답했다. "망각의 강으로 향하는 여정은 네 말처럼 자비롭지 않다." 그가 세인트릴리 쿠키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자, 강한 바람과 함께 굳게 닫혀있던 회당의 문이 활짝 열렸다. 영원한 안식을 향해 걸어 나갈 여행자를 맞이하듯이. 바람 소리와 함께 사도의 목소리가 회당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공평한 여정임은 틀림없지." 열린 문을 등진 채, 망자를 인도하는 사도는 세인트릴리 쿠키에게 손을 내민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대의 마지막 여정을 호위하겠다." 그 말에 응답하듯, 사일런트솔트 쿠키가 내민 손 위로, 세인트릴리 쿠키가 손을 얹는다. '부탁할게. 당신의 이름은?" 사도가 되기 전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밝혔던 것은 언제였던가. 그러나 사도는 영혼이 망각의 강을 건너면 이 또한 잊히리라는 사실을 안다. 외눈 가면에 눈물로 맺힌 흐릿한 향수를 두건 밑에 감추며 그는 대답한다. "사일런트솔트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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