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미어 쿠키..?”
“퓨어바닐라 쿠키한테서 들어본 적 있어. 은빛 쿠키고… 금속 날개를 가진 쿠키라고. 근데 행방이 묘연하다고 저번 회담 때 얘기했는데…”
용감한 쿠키와 블랙 레이즌맛 쿠키는 갑자기 자신을 카드미어 쿠키라 칭하며 나타난 쿠키에 의문을 가졌다.
“그럼 달빛술사 쿠키가 말했던 대변자는…”
[그건 내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은 처음보이는군. 만나서 영광이다, 용기를 가진 쿠키.]
“응! 나도 만나서 반가워!”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않아?! 피해!”
탐험가맛 쿠키의 말이 끝나고, 달려든 훈연된 몬스터를 창 하나로 막아낸 카드미어 쿠키가 다시 스모크치즈맛 쿠키 쪽으로 파고들었다. 베고, 베고, 또 몬스터를 베어낸 카드미어 쿠키가 내지른 창. 그리고 그 창의 가운데 보석은 여전히 빛났다.
“네 소울잼도 받아가지!]
[어리석은 선택이다, 스모크치즈맛 쿠키. 내것은 완전하지 않아. 가져가봤자 쓸모없는 돌덩이라고.]
“....젠장, 그렇다면… 명하노니, 왕국의 모든 것은 내게 복종할 지어다!]
[돌겠군.]
카드미어 쿠키가 살짝 물러난 바닥에서는 균열이 일어났다. 이미 아까 전부터 스모크치즈맛 쿠키가 조금씩 이 낙원의 설계를 바꾸려고 하고 있었기에 이 세계는 불안정해지고 있었다. 어쩌면 이 균열은, 서서히 황금이 넘쳐흐르는 허황된 이 실낙원을 닫으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급히 바뀐 설계는 결국 모든 일을 그르치게 되지.]
콰과광!
거대한 굉음이 울리고, 쿠키들이 서 있는 바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그리고 또 서서히. 무너져내린 영광이 흘러 바닥에 나뒹굴었다. 아니, 정확히는 모든 것이 드러나버린 환상일 뿐. 현실과 섞인 환상은 혼란이며 여지껏 소중히 여겨온 백성들의 눈에는 참혹한 진실이 감겨올 뿐.
그리고 서서히 옭아매는 공포는 잊으려하던 것. 잊고 싶었던 것. 잊혀진 것이었으니.
[마지팬맛 쿠키들, 훈연된 몬스터를 제외한 동물들을 모조리 분류해.]
카드미어 쿠키의 한 명령에 움직이기 시작한 마지팬 맛 쿠키들은 포위망을 만들어 자칼과 독사, 매를 한자리로 모아내었다. 모짜렐라맛 쿠키에게 부탁해서 입력한 명령일테지.
[자칼, 독사, 매는 들어라. 저 쿠키의 짙은 연기에 매혹되지 말고 쿠키를 지켜라.]
“컹!”
“샤아..”
짐승들의 매서운 눈이 조금 풀리고, 카드미어 쿠키의 명령에 따라 백성들 근처로 다가가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어느새 바스크치즈맛 쿠키가 스모크치즈맛 쿠키와 마주보고 있었으며, 마지팬맛 쿠키들은 나가떨어진지 오래.
다시 바라본 반역자의 눈에는 오로지 분노와 슬픔이 담겨 있었다. 다시는 그때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잘못된 충성, 맹목. 어리석은 판단과 우둔한 것. 그러나 그것이 과연 그 쿠키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카드미어 쿠키는 어느새 정신을 잃고 쓰러진 골드치즈 쿠키를 바라보았다. 소중한 것을 잃지 않겠다는 일념, 그리고 영원히 지킬 수 있을거라 생각한 근시안적인 사고. 이루어지지 못한 허황된 것을 쫓는 욕심.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닮은, 그 신하에 그 왕이었다. 그렇지만 풍요는 이러한 걸 원하고 있는게 아닐텐데. 역사를 깊게 가진 그 풍요는 스스로 가둔 욕심은 이루어주지 않을 것이다. 잃을 것은 잃고, 그리고 쥘 걸 쥐어야 한다. 하지만 아마 풍요는 주인을 닮아 제멋대로라서, 어쩌면 들어줄지도. 그건 골드치즈 쿠키가 알아서 해결하겠지. 지금은 날뛰는 몬스터들을 제압할 시간이었다.
몬스터들을 하나하나 가르는 창의 끝은 예리했다. 놓치지 않았고, 또 잘못 흘리지 않았다. 예술처럼, 한폭의 그림과 같이…. 창은 몬스터들을 뚫었다. 황금의 주인을 기다리며, 오류를 처리하며 기다리던 때에… 그 주인은 다시 날아올랐다.
보물이 사라지는 것이 싫어, 그저 빛나고만 있기를 바랐기에, 텅 비고 환상적인 것들을 보여주었다. 과거를 놓지 못해 미래를 바로 쳐다보지 못한 신은 드디어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야말로 앞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는 첫 걸음이 될테니.
[골드치즈 쿠키.]
“미안했다, 카드미어 쿠키. 내가 어리석었어. 네 제안대로….낙원을 닫으려고 한다.”
[그래. 잘 생각했다.]
새는 날아오른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잠재우려 하였다.
“황금도시여… 이제 잠들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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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황금도시와 함께, 신념의 빛의 목소리는 또다시 사그라들었다. 어쩌면 잠에 들었을지도. 골드치즈 쿠키와 함께 퓨어바닐라 왕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그것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카드미어 쿠키…랬지?”
“응. 분명 그랬어. 신념의 영웅이라고도 했고.”
“카드미어 쿠키는 우리 영웅 중 한 쿠키를 말하는게다. 그렇지만 어째서… 낙원에서 오류가 없이 있을 수 있는 건 죽어서 영혼이 들어온 쿠키들을 제외하고는 없는데 말이다. 설마..”
“카드미어 쿠키가 죽었다는 거야..?”
“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골드치즈 쿠키가 쓸쓸히 말했다.
“어서 와, 블랙레이즌 맛 쿠키!”
“너희들..! 마중 나와 있었구나?”
“응! 다른 쿠키들도 모두 모여있어!”
버려진 마을의 쿠키들이 기다렸다는 듯 일행들을 반겼다. 조잘거리며 걸어가는 버려진 마을의 쿠키들과 블랙레이즌맛 쿠키의 뒷모습을 본 골드치즈 쿠키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왕국의 백성들이 떠오른 것일까.
그렇게 그들의 안내를 받으며 도착한 회담장은 많은 쿠키가 모여 있었다. 그리고…
“신의 출전이다! 금나팔을 불어라!”
회장은 골드치즈 쿠키의 등장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연락도 안 되던 오랜 친구인 골드치즈 쿠키가 나타나니 그럴 수 밖에. 잠에서 깨고 현실로 나아가려 하는 골드치즈 쿠키를 맞이하는 분위기 속, 용감한 쿠키가 들고 있던 신념의 빛에서 희미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걸 눈치챈 건 용감한 쿠키 본인과, 또 영웅 쿠키들이었다.
“용감한 쿠키, 손에 들고 있는 건 뭔가요?”
“이거..말이지? 마법사들의 도시에서 발견한 건데…”
“그러고보니 퓨어바닐라 쿠키, 카드미어 쿠키의 행방을 아나?”
“묘연해. 갑자기?”
“저 빛의 모양, 익숙하지 않아? 난 내 왕국에서 카드미어 쿠키를 봤어.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하다고.”
“그럼 빛을 깨우면 되지! 우리 중에서 가장 소울잼을 잘 다루던게 카드미어 쿠키잖아!”
소울잼을 다룬다고? 영웅 쿠키들에 말에 따르면, 카드미어 쿠키는 소울잼 안에 자신의 영혼을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늘 중얼거리던 사명 때문에 자신의 왕국에도 영혼을 두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항상 소울잼 조각을 왕국 어딘가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연의 대변자라서, 소울잼이 없어도 강했다고.
“그럼 이걸 깨우면 된다는 거지? 일어나 봐, 카드미어 쿠키!”
“용감한 쿠키, 그런다고…”
[귀찮게 그만 때려라, 용기가 가득한 쿠키.]
“...!”
빛이 다시 밝게 한번 빛나고서는 공중에 떴다. 차갑고 딱딱한 굳은 아이싱 같은 목소리가 회장을 울렸다.
“카드미어 쿠키?”
[이래서 솔직히 골드치즈 왕국에서도 정체를 밝히거나 하고 싶지는 않았단 말이지. 오랜만이야, 다들.]
“너! 여태껏 어디서 뭘 하길래 지금 그 상태인거야?”
홀리베리 쿠키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카드미어 쿠키가 답했다.
[자세히는 못 설명해주겠지만, 지금 내 소울잼은 완전하지 못해. 조각이 나서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어. 적어도 어썸브레드 대륙의 조각은 전부 회수했다고 봐야겠지만 몇조각은 비스트이스트 대륙에 있어.]
“네 고향이 비스트이스트 대륙이라고 했었나? 그러고보니 날개가 있었는데…”
[날개에 관해선 못 말해줘.]
“튕기긴!”
“아는 것이 있나?”
[아마 지금 상태로는 힘을 빌려주거나 하기는 어려울 거다. 다만 사명을 위해선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해야만 해. 무너지게 된다면, 이 세상은 멸망할 거라고. 그러니까 나는 전쟁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지는 못해. 그런 걸 물어보려고 했겠지만, 실망시켜 미안하다.]
“.....”
“괜찮아, 카드미어 쿠키.”
“잠깐, 어이. 대변자.”
[불렀나.]
용과 드래곤 쿠키의 부름에 답한 카드미어 쿠키. 붉은 용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너와 계약한 푸른 용이 있지 않나?”
[...청금 드래곤 쿠키 얘기군. 너희 드래곤들과는 다르게 후르츠 드래곤은 아니지만… 걔는 내가 나서지 않는 이상 안 나설거다.]
“쳇, 시시한 자식같으니. 알았다.”
회담이 서서히 마무리되어 가는 와중, 카드미어 쿠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세인트릴리 쿠키는 살아있다. 그건 걱정하지 말도록. 비스트이스트 대륙으로 향할 조만 남고, 나머지는 전부 잠깐 나가주겠나?]
“그러죠.”
용감한 쿠키와 퓨어바닐라 쿠키를 제외한 모든 쿠키가 잠시 자리를 비켜주자, 카드미어 쿠키가 말을 이었다.
[가게 된다면 흰 은방울을 닮은 쿠키를 찾고 내 이름을 대. 내 어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포자 숲에 있을거야.]
“그게 누군데?”
[내 기사였던 쿠키고, 친구였던 쿠키야. 부탁해. 내 이름을 대면 알거야.]
“거기가 정확히 어디야?”
[...내 고향. 은빛 나무가 자라나는 요정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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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부르셨습니까.”
“갑자기 불렀는데도 와주어 고맙소. 그대의 누이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오.”
“누이…말입니까. 아직도…”
“그러나 조금, 일말의 희망은 있다고 보오. 저기 봉인수 가운데의 소울잼 조각을 보시오. 다시 빛나고 있소. 누군가 찾아올 징조라고 생각되는구려.”
“자연의 선지자들일지, 누이일지… 어쩌면 누이의 사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두고봐야 알지 않겠소. 지금은 그 아이의 힘이 세계에 필요하니.. 어쩌면 그 아이의 사명을 저버리더라도 깨워야할지도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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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약속대로 1편으로 끝내기. 조져버리기... 쓰면서 즐거웟습니다 이제 제 사랑 요정왕국 스토리라고요?
아마 요정왕국 스토리는 중간부터 스타팅할 거 같아요.
흰 은방울을 닮은 쿠키를 찾으라는 카드미어 쿠키. 그리고 조각난 소울잼이란? 신념과 사명은 뭐고, 요정왕국이란 곳은 어딜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