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1인칭)
얘네 스토리 안 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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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어느 봄 날이었어요.
수줍게 찾아오시고, 첫인상과 다르게 눈을 빛내며 ‘그 분’에 대한 애정을 듣는 저도 설레게 늘어놓으셨지요~
사실 첫만남부터 신부님에 대해 더 알고 싶었어요.
어쩌면, 그때부터 신부님을 좋아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고요.
꽤 긴 갈색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구불 꼬시며 말을 계속 이어가는 신부님이 얼마나 아름다우셨는지 모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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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까지 전 신부님을 더 빛내야만 했어요.
그게 제 일인걸요?
하지만, 왜인지, 손이 잘 움직이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다른 신부님들과는 달리, 신부님은 제게 더 특별하셨거든요.
지금 아름다운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허리 밑까지 내려오는 곧은 머리카락, 옆을 장식하는 리본이 달려있는 새하얀 드레스, 작은 손임에도 놓칠라 꼭 잡은 체리 부케.
그 아름다움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니까요~
수많은 신부님들을 만나봤어요.
어릴 적 화동이었을 시절부터, 웨딩플레너가 된 지금까지.
신부님처럼 아름답고, 완벽한 분은 지금까지 결코 만나뵙지 못했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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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 꿈은 이번엔 이루어지지 못했네요.
뭐,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답니다.
신부님의 그 그분을 향한 애정과 사랑이 저를 향했다면,하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이젠 인정할 때가 되었겠죠.
전 지금 이 자리에서 신부님의 곁에 있을게요.
신부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눈 가득 담고서 말이예요.
웨딩로드를 앞에 두고서 새빨간 체리로 장식된 부케를 꾹 쥐는 신부님의 손을 살짝 잡아드렸어요.
초조히 떨리는 깊은 눈동자가 저를 향했고, 신부님은 입을 간신히 여셨답니다.
“저, 웨딩케이크맛 쿠키님…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제 마음을 깊숙히 묻어두기로 했어요.
“당연하죠~ 지금 이 순간, 가장 빛나는 건 신부님이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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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n년 인생 첫 gl 연성글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