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 밖 썰
캐붕 날조 주의 퇴고 안 함
등장 쿠키들은 모두 의인화된 상태입니다. ncp인지 cp인지 애매함
멜라또님이 주신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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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하늘을 가득 채운 날.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새하얀 빛이 밤하늘을 뒤덮어 마치 저녁처럼 느껴진다 말할 수 있었던 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 편안하게 들었을 시간이었지만 적어도 한 쿠키는 잠에 들 수 없었다.
웨어울프는 몸을 뒤척였다. 제 털이 곤두서기 시작함과 동시에 머릿속은 온갖 잡념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저 내일 뭐하지 정도의 평범한 생각이었다면 좋으려만, 머릿속을 매우는 생각들은 이와 달리 매우 야생적이었다.
어쩌면 본능에 이끌린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보름달이 뜬 날 밤, 저 휘황찬란한 달빛에 휩싸여 자유로워지고 싶은 충동. 그저 이성을 잃은 채 원하는대로 행동하는 것. 웨어울프는 제 망토를 움켜쥐었다. 손 사이로 삐져나오는 망토의 부드러운 털.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면 안돼…’
웨어울프는 눈을 꼭 감았다. 애써 잠에 들려 시도해 봤다. 어제 낮, 마을에 내려가 잠을 편히 이룰 수 있게 해준다는 향은 소용이 없었다. 그 향은 자신에 의해 부서져 구석에 널부러져 있었다. 앞으로 며칠간은 보름달이 뜬다던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그러다 예고 없이 확 몰려온 고통에 순간 몸을 움츠렸다. 심장박동은 거쎄진다. 고른 호흡 사이 짐승의 숨소리가 섞여 나왔다. 두통이 심해졌다. 웨어울프는 제가 뭘 원하는지 똑똑히 알고 있다.
포악한 늑대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웨어울프의 발은 동굴 입구를 향했다.
동굴 입구에 섰다. 희미하게 남아 앞을 비추는 저 새하얀 빛으로 뛰어들고 싶다. 충동을 간신히 눌러 참았다. 누군가를 해치고 싶지 않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반쯤 잃어버린 이성은 제 본능을 따르는 꽤나 감정적인 판단을 했다.
웨어울프의 발이 동굴 밖을 나오기 바로 직전,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거기서 뭐해~?”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들어낸다. 달빛을 뒤로 해 어딘가 묘하게 사악한 기운을 풍기는 사람이 웨어울프의 앞에 선다. 사람은 글라스를 들고 있던 손을 든다. 흔들린 액체가 글라스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지만, 이내 얌전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람이 웨어울프에게 한 발짝 다가온다. 덕에 동굴 안쪽으로 뒷걸음질 치게 되었다. 웨어울프의 당황한 시선이 그 사람에게 향했다.
“뭘 그리 놀라~”
사람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러더니 아무 말도 없이 글라스 안의 액체를 홀짝인다.
“그거… 뭐야?”
“이거? 피~”
웨어울프의 얼굴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감을 본 사람이 웃었다.
“장난이야~ 이거 포도주스거든.”
너도 한 모금 마셔볼래, 라며 권유했다. 웨어울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냄새부터가 달았다. 단 것을 선호하지 않는 웨어울프에게는 그닥 달가운 권유가 아니었다.
유감이네 라며 중얼거린 사람이 포도주스를 한 모금 더 홀짝였다.
”난 뱀파이어라고 해~ 너는?“
”웨어울프. 근데 넌 여긴 어떻게 왔어?”
“그냥.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동굴을 발견하게 됐어~”
“여기 계속 머물 거야?”
“한동안은~ 동생한테서 쫓겨났거든.“
물약 하나 마셨다고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냐구~ 불평한 뱀파이어가 자리에 드러누웠다.
“… 여기 내가 있던 동굴이거든?”
“뭐 어때~ 그냥 같이 지내면 되는 거 가지구.”
웨어울프가 뭐라 한 마디 하려다 더이상 제 안의 본능이 약해진 것을 느꼈다. 환한 달빛을 바라봐도 아까처럼 끌리진 않았다. 예민하게 곤두서 있던 털도 가라앉았다.
영문모를 변화에 어리둥절해하는 웨어울프에게 뱀파이어가 말을 붙혔다.
“너, 보름달 아래 있고 싶었던 본능이 억제된 것 같지 않아~?”
”어어… 그런 것 같은데.“
”내가 동생한테 듣기로는 비슷한 류의 그런 사람들이 같이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한다네~“
뱀파이어가 몸을 일으켜 앉는다. 그의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이 입구에서부터 새어 들어온 달빛을 머금는다.
“알잖아, 우리는 그런 괴물들이라는 걸. 나머지와는 다른 그런 특별한 존재 말야~”
“아……”
웨어울프가 몸을 돌렸다. 달빛은 쓸쓸하게 밖을 비추었다.
괴물. 정말 자신은 괴물인 걸까? 그래서 예전에 머물렀던 마을에서 쫓겨난 걸까?
자신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 저를 키워줄 부모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던 어린 시절의 웨어울프는 외톨이였다.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먼저 손 내밀어 주었던 그 아이. 그 아이가 웨어울프의 첫 ‘친구‘였다.
둘은 다른 아이들처럼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했었다. 종종 어울려 놀기도 했으며, 서로 이해하며 대화하던 시절이었다. 물론 그 행복은 쉽게 무너졌다. 웨어울프가 자신이 늑대인간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어른들에게 말하지도 않고 멋대로 숲으로 들어간 자신의 친구가 위협적인 뱀들에게서 위험에 처했을 때, 겁에 질린 모습을 보곤 자신이 도와주려 본 모습을 드러냈을 뿐인데. 겁에 질린 친구의 비명을 듣고 뒤늦게 달려온 사람들은 웨어울프가 아이를 해쳤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거기다 아이의 다리에 남아 있는 발톱자국 같은 상처가 있었으니. 거의 확정된 생각에 웨어울프는 뭐라 해명하기도 어려웠다. 사람들은 웨어울프를 보며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몰랐던 당시의 웨어울프였지만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당시의 웨어울프는 그대로 도망쳤다. 몰려온 사람 무리 중 하나가 들고 있던 총을 보았었다. 총구 안에서 번뜩이는 은 탄환을 인지한 즉시 말이다.
그렇게 웨어울프는 떠돌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숲 속을 떠돌며 쓸쓸하게 살아간 생활을 말이다.
그러고보니 저에게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온 존재는 오랜만이었다. 서로 필요한 대화만 나누고, 각자 갈 길 가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는데 말이다. 웨어울프는 옆을 힐끗 바라보았다. 동굴 벽에 기대 포도주스를 간간히 들이키고 있는 뱀파이어가 보였다.
“좋아, 너 여기 머물러도 돼…”
“오, 정말~?”
좋은 일이네~ 라며 뱀파이어는 웃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이곳이 제 집인 것마냥 드러누었다. 두 다리 쭉 뻗고 아주 편안해 보였다. 웨어울프도 뱀파이어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누웠다.
동굴 밖에는 풀벌레가 울어대는 소리와 바람이 풀을 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고요하게 들려왔다.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웨어울프 자신의 곁에 누군가 있어준 덕에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편안해진 마음가짐으로 눈을 감았다.
”잘 자 뱀파이어.“
”어~ 너도.“
옆에서 달콤하게 풍겨오는 포도향을 느끼며, 웨어울프는 잠에 들었다.
환한 달빛은 동굴을 비추었고, 달빛을 듬뿍 받은 풀들은 차분한 밤의 공기에 의해 흔들린다. 괴물을 불러일으키던 보름달이 훤하던 밤. 그래도 그 밤은 외로운 두 존재들을 만나게 했기에 마냥 싫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오히려 고마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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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추천 고마워요 :D 뱀파웨울은 처음 써보는 글이네요… 둘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글은 써본 적이 없어 미숙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완성했으니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