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궁불정) 꽃 보러 갈래? (단편)

📖
팬픽
바궁불정) 꽃 보러 갈래? (단편)스크랩
profile
36
2025.04.15 06:42 224 1314
탑 밖 썰
시리즈
탑 밖 썰
모탑 외 쿠키런 썰/단편 모음
현재
4

🍃 바람궁수 쿠키 X 불꽃정령 쿠키 🔥

     바궁불정인지 불정바궁인지…


*캐붕 날조 퇴고 안 함 주의 / 공백 포함 약 4000자

image 저 스킨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요… 😉




🌸



봄.

대지의 새싹이 고개 내밀고, 서서히 개화하기 시작한 꽃들이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계절.


숲의 수호자인 바람궁수 쿠키는 어느 때처럼 숲을 순찰하고 있었다. 꽃이 개화하기 시작하는 시기라 이맘때쯤에는 침입쿠들이 멋대로 숲에 들어와 자연을 망쳐 놓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봄은 유독 쿠키들이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는 정말 많은 쿠키들이 몰려들었었는데 말이다. 침입쿠들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마음 놓고 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침입쿠가 없다 하더라도, 그에겐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았기에.


부스럭-


갑작스레 들린 쿠기척에 긴장을 풀고 있던 바람궁수 쿠키가 재빨리 화살을 얹어둔 활을 소리가 들린 쪽에 겨누었다.


풀잎을 헤치는 부스럭 소리가 몇 번 더 났다. 거기 누구인가 같은 자신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저 침입쿠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지금이라도 알아차리게 되어 다행일까. 약간의 죄책감에 머리가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정적 속 팽팽히 활을 겨눈 바람궁수 쿠키. 패를 먼저 드러낸 쿠키는 침입쿠였다.

침입쿠의 파도처럼 넘실대는 익숙한 머리카락은 침입쿠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 불꽃정령 쿠키. 너로군…”


“바람궁수 쿠키-! 오랜만이다!”




바람궁수 쿠키가 활을 쏘았다.

화살이 불꽃정령 쿠키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활은 불꽃정령 쿠키의 온도에 의해 사르르 사라져 버렸다.

불꽃정령 쿠키가 아까 화살이 스친 부분을 문질렀다. 그가 손을 떼고 남은 자리엔 약간의 상처가 나 있었지만, 다행히도 딸기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인사가 너무 거친 거 아냐? 활을 쏘다니.”


“위협용이었다… 게다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을 텐데.”




방어할 수 있었던 건 당연하지 난 살아 있는 불의 화신이니까라며 쾌활하게 웃어 보이는 불꽃정령 쿠키. 그 웃음은 왜인지 바람궁수 쿠키의 두통을 고조시켰다. 특히 심장 역할을 하는 보석 주위가 아픈 것 같았다. 이런 증상은 처음인데.


불꽃정령 쿠키가 바람궁수 쿠키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악의적이지 않은 행동이었음에도 흠칫 놀란 바람궁수 쿠키와 눈을 마주친 불꽃정령 쿠키가 입을 열었다.




“뭐 하고 있었어?“


”생명의 기운과 그 흐름을 관리하고 있었다.“


“… 넌 말이야. 진짜 그냥 놀아보고 싶었던 적은 없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난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다.“




불꽃정령 쿠키의 머리카락이 거세게 불타올랐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이 주위 나무에 옮겨붙게 된다면 숲에 상당한 피해가 갈 것이었다.

바람궁수 쿠키는 활을 불꽃정령 쿠키에게 겨누었다. 갑작스럽게 표적이 되어버린 불꽃정령 쿠키.




“말이 안 통하네…“


“할 말은 다 끝났나?”




아 됐어 그냥 간다는 말을 남겨 놓고 휙 뒤돌아선 불꽃정령 쿠키. 바람궁수 쿠키는 그의 뒷모습이 풀숲 사이로 사라질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숲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가끔씩 들려왔지만, 곧 그 소리는 쿠키들의 웃음소리에 묻히게 되었다. 쿠키 왕국과 숲에는 거리가 꽤 있었음에도 들려온 활기찬 웃음소리는 바람궁수 쿠키에게 무언갈 남기고 떠났다.


한때 초록을 사랑하는 바람이었던 바람궁수 쿠키는 쿠키들의 곁을 종종 스쳐갈 때가 있었다. 시원하게 달리며 들었던 쿠키들의 행복에 찬 목소리는 도저히 잊히지 않았다. 가끔, 아니, 종종 바람궁수 쿠키는 자신도 그 풍경 속 쿠키가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비록 자신은 숲에 남아 생명의 기운을 관리해야 했었기 때문에 그 소망은 차마 현실이 되진 못했긴 하지만,


지금은 왜인지 그 소망을 간절히 이뤄보고 싶었다.




🌸




“나 또 왔다!”




아침의 고요한 정적은 불꽃정령 쿠키의 우렁찬 목소리에 의해 깨졌다. 새들이 놀라서 푸드덕거리며 날아올랐고, 가장 알록달록해 눈에 띄는 새가 지나간 나무 몸체 옆으로 쿠키의 형체가 보였다. 그 새를 눈으로 좇다 우연히 그 형체를 발견한 불꽃정령 쿠키는, 형체의 주인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비록 환하게 비추는 햇빛 때문에 그 형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아, 바람궁수 쿠키!“


”… 또 무슨 일인가.“




바람궁수 쿠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의 뚜렷한 형체는 햇빛 때문에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불꽃정령 쿠키는 눈을 찡그리면서도 저 해의 온도보단 자신이 더 뜨겁다는 것을 선보이기 위해 불꽃 머리카락을 더 키웠다. … 그나저나, 내려와 줬으면 하는데. 열로는 자신이 이길 수 있지만, 빛으로는 해가 한 수 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불꽃정령 쿠키가 바람궁수 쿠키를 찾아오게 된 이유는 ’그냥‘이 아니었다.

꽃도 개화하기 시작한 시기고… 무엇보다 그와 함께 꽃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더 정확한 이유를 찾아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그저 ‘같이 꽃을 보고 싶었다‘ 외에는 없었다.




”나랑 꽃 구경 갈래?“




아까의 숲 전체가 다 들을 수 있었던 우렁찬 목소리와는 달리, 이번엔 나무 위 바람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줍은 목소리였다.


꽤 오랫동안 이어지는 숨 막히는 정적 속, 불꽃정령 쿠키는 이미 내뱉어진 말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버렸다. 확 수치심을 느낀 불꽃정령 쿠키가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의 불타오르는 머리카락의 기세가 조금 주춤해졌다.




“… 아니다. 못 들은 걸로 해줘!”




불꽃정령 쿠키는 웃어 보이곤 어제 지나갔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 했다. 바람궁수 쿠키가 그의 팔을 잡아 멈춰세워,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


무슨 말을 할지는 뻔했다. 답변이라도 듣고 가라 이건가? 됐어, 딱히 생각도 하지 않은 답을 내뱉어버린 건 자신이었으니. 그저 ‘지나간 일‘ 정도로 묻어뒀으면 했는데.




“꽃 보러 가자는 거, 거절하진 않았다만.”




예상치 못한 답변에 놀란 불꽃정령 쿠키가 뒤돌아 보았다.

놀랍게도, 자신의 팔을 꼭 잡고 있는 바람궁수 쿠키의 모습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쿠키 신화에 나올 법한 신비로운 옷.

다른 쿠키들이 이런 옷을 입었다면 전투 천사들이나 입는 이런 화려한 옷을 왜 입은 거냐 태클을 걸었겠지만, 왜인지 바람궁수 쿠키가 입으니 무언가 달라 보였다. 봄의 수호자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불꽃정령 멍하니 바람궁수 쿠키의 옷을 쳐다보고만 있자, 바람궁수 쿠키가 살짝 당황했다.




“… 옷차림을 조금 바꿔보긴 했다만, 역시 이상한가.”




바람궁수 쿠키가 주춤거렸다. 그 모습을 보는 불꽃정령 쿠키의 불꽃 머리카락이 넘실거렸다. 은은히 풍기는 싱그러운 향이 전해지고, 불꽃정령 쿠키의 얼굴은 다시 붉어졌다.




“난 그 모습도 괜찮은데?”


“그런가…”




그 모습도 예뻐라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문장을 애써 눌러 삼킨 불꽃정령 쿠키.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답답한 분위기 속 눈치 없이 바스락대는 나뭇잎. 불꽃정령 쿠키는 용기를 내어 바람궁수 쿠키의 손목을 잡았다.




“그럼 꽃 보러 가자는 거지?”


“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


“아 그냥 보러 가자고~!”




수줍음에 잠시 가려져 있던 불꽃정령 쿠키 특유의 쾌활한 웃음.

바람궁수 쿠키는, 그런 그 웃음이 좋다고 생각했다.



🌸



막 개화하기 시작한 꽃과 어린 새싹들이 들판에 퍼져 있었다. 나무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쿠키들이 화목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바람궁수 쿠키와 불꽃정령 쿠키는 왁자지껄 떠드는 쿠키들 조금 멀리에 자리를 잡았다.

조금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 다른 쿠키들의 웃음소리, 소리 없이 흩날리는 벚꽃잎은 무언가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바람궁수 쿠키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을 때가 언제였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평화로워도 되는 걸까, 생각이 들면서도 지금은 그저 가만히 있고 싶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불꽃정령 쿠키의 시선은 진작에 인지했지만, 그걸 딱히 제지하거나 할 마음은 없었다.



“바람궁수 쿠키.”




바람궁수 쿠키가 옆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쉬는 것도 나쁘지 않지?“


“… 뭐, 나쁘진 않군.”




불꽃정령 쿠키가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말해야 하냐 궁시렁거렸다.

그리고 하늘에서 팔랑 내려온 얇은 벚꽃잎. 불꽃정령 쿠키가 그 꽃잎을 낚아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벚꽃잎 한 장. 바람궁수 쿠키가 꽃잎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나도 어떻게 보면 꽃 아닐까?”


“뭐?”


“내가 불‘꽃’이잖아.”


“…… 그런 말은 장난이어도 하지 마라.“




불꽃정령 쿠키는 머쓱히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그렇게 재미 없었나.


불꽃정령 쿠키가 평소와는 달리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바람궁수 쿠키는 불꽃정령 쿠키의 넘실대는 불꽃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멍하니 바라보기만 해도 묘하게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 이런 걸 불멍이라고 하던데.




“내 머리가 그렇게 신기해? 원한다면 한 번 쓰다듬어봐도 되는데~”


“… 됐다. 우리가 연쿠 사이도 아니고. 게다가 그대

머리는 불꽃이지 않나.”


“그러니까! 네가 불타버릴 수도 있으니까 내 머리 쓰다듬지 말라고.”



자신이 한 말의 뜻도 모르고 쾌활하게 웃는 불꽃정령 쿠키의 얼굴을 바라보며, 바람궁수 쿠키는 생각했다.



(대사쪽팔려서삭제)




🌸


후기_

아무도 바궁불정 연성 안 해주시길래 제가 그냥 해먹었어요🙃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