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이후, 세계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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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멸망 이후, 세계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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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사(별찌)🐥
2025.09.22 18:53 109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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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다 피가 터지고 죽는듯ㅎ....
현재
4

......

따사로운 햇살이었다.

내 생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낯설고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있는 하늘이었다.

"다....끝난걸까?"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악몽같았던 시간들이 짧은 꿈이었던것같다.


하지만 심장에 물든 그것의 푸른 독이 찌릿-하고 느껴졌다.

"마지막이라고...선물주고 간건가..? 빌어먹을.."

독이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


이 독은...해독제도 없었다. 이 별 안에서 이 독은...해독할 수 없었다.


"준혁아..! 너도 돌아왔구나..!!"

그 목소리를 듣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어...!샛별야..!"

내가 그 지옥같은 세상에서 견딜 수 있게 도와준... 내 일생의 전부의 빛이였던.. 샛별..


과거의 파편 사이에서 지옥에서 느꼈던 밝은 감정이 올라온다.

내가 다쳤을 때 치료해주고, 내가 무서워하면 옆에 있어주었다.


내가 느꼈던 모든 밝은 기억들은 샛별에게서 왔다. 말로는 표현 못할 만큼 고마웠다.

그래서 지금 내 상태를, 지금 내가 이 독때문에 금방 죽어버린단걸 말 못했다.


심장이 찌릿했다. 순간적으로 찡그렸지만 걱정끼치기 싫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그 맑은 눈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대로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할뻔 했다.

그래도, 모든 것이 돌아온 오늘만은 샛별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샛별은 웃었고 난 뒤에서 지켜보았다. 한가지 다른거였다면 이젠 세상이 평화로워진...걸까나.

밝은 햇살, 상쾌한 공기. 그리고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빛나는 듯한 샛별을 보니 실감이 되지않았다.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이 아직 느껴지지 않았다.


매일 몬스터들을 막던 옥상에 단둘이 올라왔다. 평화롭게 걸어가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정말....돌아왔다.

"이제...정말 끝인가...?"

"ㅋㅋ 맞아. 이제 정말 끝이야."

해맑게 웃는 샛별의 얼굴이 빛났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한다.


그리고 심장의 깊은 곳부터 아픔이 몰려온다.

'윽.....'

발끝과 손끝의 감각이 점점 무뎌진다. 독...때문일까.


"너 진짜 괜찮은거..."


슉-

순간적으로 뭐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샛별의 복부를 강타했다.

"누구야..! 누구냐고!"

"....잊은 건 아니겠지."

남은....수하였다. 처리했다고.....생각했는데....

샛별의 상태가 심각했다. 복부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칼로 그 녀석의 목을 베었다. 푸른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간다. 그 녀석의 목이 툭 하고 떨어졌다


"샛별아..! 괜찮아?"

상태가 좋지 않았다. 피가 계속 흘렀다.

"빌어먹을......"


샛별이 맞은 무기에 독이 발려있었다. 어서 제거하지 않으면... 샛별은...

빨리 뛰어서 문 앞에 있는 가방에 손을 넣었다.

"해독제.....해독제가.. 여기있다!"

이 독의 해독제가 딱 하나있었다. 가방에서 해독제를 꺼내고 뛰어갔다.

"샛별아..! 여기 해독ㅈ..."


쨍그랑-

넘어져....버렸다. 심장이 아파와서 순간 발이 꼬였다. 멍청하게도 남은 해독제 하나를...깨트려버렸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젠 남은 해독제도, 기회도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던 것은 해독제가 옥상 바닥에 스며드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샛별의 옅은 숨결 사이로 내 이름이 나왔다.

"준혁..아......ㄱ......ㅇ"

"뭐라고?"

숨을 색색 몰아쉬면서 힘겹게 말을 꺼내는 샛별이 위태로워보였다.


"준혁아....고마웠어..."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했다. 숨결이 너무 옅었다.


"뭘 그렇게 말해...! 금방 죽는것처럼..! 너 안죽어.. 안죽는다고..!"

사랑 고백이 이렇게 슬픈거였나.. 내가 지금까지 들은 고백은 설레고 기분 좋고 긍정적인 느낌이랬는데...


샛별의 맑은 눈동자가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준혁...아... 좋아..해"


"참 늦게도 말한다..! 그런건....상태 좋을때 하던가..."



"ㅋㅋ.......미안... 그래도 지금아니면...못할거같아"

샛별의 얼굴에 씁쓸한 기가 맴돈다.

"아니야...아냐...넌...너는 더 살 수 있어..."

눈에서 눈물이 쉬지않고 흘렀다. 멍청이... 나도..


주먹을 꽉 쥐고있는 내 손 위로 샛별의 손이 겹쳐졌다.

"...미안. 말하려했는데...나 먼저 갈테니까..천천히..와"


샛별이 내 심장에 손을 얻었다. 내 심장에 뿌리내린 그 녀석의 푸른 독이, 이젠 샛별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불안했다.

"아냐...누가 너 죽는다고 했어.. 너 안 죽어... 안 죽는다고..! 멈춰! 그런짓..."

하지만 샛별의 숨결은 점점 옅어지기만 했다.

"준혁...고마워...좋아해.."

정말 사라져버릴 듯 했다. 숨결이 끊어질 거 같았다. 순간적으로 느꼈다. 지금을 놓치면 다시 답할 기회따윈 없다고.

"나도...나도 좋아해..! 그러니까...죽지 말라고..."

샛별의 얼굴에는 살풋한 미소만 띄워져있을 뿐이였다.

손이 툭-하고 떨어졌다.


샛별의 사라진 체온을 붙잡기 위해 그 몸을 꼭 안았다. 눈물이 계속 흘렀다.


주황빛 하늘에 샛별의 붉은 액체가 점점 녹아들어갔다.


.......

"샛별아.. 나....힘내볼께."

달이 떠오른다.

이제 여리고 약한 준혁는 없었다. 누군가를 맘에 품은 채로, 단단해져갔다.





+

와악....분명 순애+ 밝은걸 예상했는데

걍 망.... 시력버리게 해서 죄송해오...ㅠㅠㅠㅠ

필력이 점점 퇴화되는 느낌...ㅠㅠ

이름 추천해준 유린이넴 감사해오..이름짓기 어려웠는데 감사해옹ㅇ

그럼 전 단편 아이디어 찾으러 가볼게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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