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광물과 향기로운 꽃의 도시 9편 - 자유와 신념,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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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광물과 향기로운 꽃의 도시 9편 - 자유와 신념, 나비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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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미어𓆩❦𓆪
2026.02.08 12:12 96 011
반짝이는 광물과 향기로운 꽃의 도시
시리즈
반짝이는 광물과 향기로운 꽃의 도시
반짝이는 광물과 향기로운 꽃의 도시, 줄여서 반광향꽃. 신념을 굳게 다지고 나아가는 자연의 대변자, 그리고 마음속 여린 반죽이 남은 고대의 쿠키. 은빛의 고향과 어버이를 향한 충심과 고대의 영웅 쿠키들을 향한 존경심을 느껴보시길.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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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왕 쿠키와 카드미어 쿠키가 함께 들려준 전승. 그것에 따르면, 퓨어바닐라 쿠키의 진리의 빛 또한 정제된 빛 중 하나. 그리고 열정과 결의, 풍요와 자유 그리고 신념 또한 정제된 가치들이었다. 남은 빛들은 비스트이스트 대륙 어딘가에 잠들었고… 여섯 영웅들의 빛은 악의 힘과 균형을 이루며 그들의 봉인에 힘을 쓰고 있다는 것. 큰 나뭇가지의 여섯 개의 모양은 소울 잼의 힘을 상징한다.



“얼마 전, 골드치즈 쿠키가 풍요의 힘을 각성 했다. 이로써 여섯 개 중 네 개가 밝게 빛을 발하지. 발하지 않는 건 세인트릴리 쿠키의 자유의 빛과 온전한 소울 잼을 가지지 못한 나의 신념의 빛.”


“그러나 카드미어 쿠키의 소울 잼은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소. 자신의 땅에서 비스트들의 봉인을 돕는 봉인수의 아종을 기르고 있으니.”


“아종?”


“생명수다. 원래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을 관장하고 또 다스릴 수 있는 자연의 인도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길렀지만, 마녀들께서 비스트들을 봉인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비스트들을 억제하는 것도 함께 하고 있다. 그 나무는 원래 봉인수의 작은 가지였으나, 인도자들과 나와의 관계를 상징하는 증표가 되었고, 이제는 내 힘으로 지켜야할 무언가가 되었지.”


“만일 봉인수가 풀리더라도, 생명수가 멀쩡하다면 비스트들의 봉인은 전부 풀리지 않을 것이오.”


“그렇지만 봉인수의 힘이 더 강해. 그러니 봉인수가 무너진다면 생명수는 죽은거나 마찬가지야. 그야 나는…”



카드미어 쿠키가 말을 조금 흐리며 말했다. 의아해 하는 이들의 질문에 요정왕을 힐끗 본 카드미어는 입을 다시 열었다.



“오랜 불균형의 시간 동안 비스트들은 힘을 길렀지. 여태 계속. 검은 가루 전쟁 이후 너희의 모든 소울 잼이 부서지고 세인트릴리 쿠키가 잠들었을 때… 내 소울 잼만 부서져 있던 전과는 달리 봉인수가 위태로웠어. 그건 생명수를 통해서 알 수 있으니까.”


“그럼..”


“응. 나 자신을 잠에 들게해서 나로 하여금 생명수의 힘의 밑천으로 한거야. 대신 소울 잼에 내 영혼을 깃들게 하여 세상에 흐트러진 모든 신념의 조각을 모은 거고. 즉, 내 본체는 지금 생명수가 있는 내 왕국에서 잠들어있어. 누군가 그곳에 피워져 있는 은빛 불꽃을 끄지만 않는다면 나는 깨지 않을 거고, 생명수를 지킬 수 있겠지.”


“그치만… 그럼 친구들을 못 만나는 거잖아…”


“....하지만 이건 내 사명이야. 지켜야 할.”


“...”



카드미어 쿠키는 사명이라면 사족을 못 썼다. 아니, 저항할 수 없는 것만 같았다. 사명을 중시했고, 또 사명을 위해 움직였고, 사명과 상관 없는 것이라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여태 살아온 삶 또한 사명에 의한 것이었고, 영웅의 길 또한 사명을 위해 택했으며, 한 왕국의 군주가 된 것도 마찬가지였다. 부하를 둔 건 자신과 생명수를 같이 돌보려고 한 것이고, 왕국을 세운 건 생명수를 지킬 밑천이 있어야 해서였다. 그게 전부였다. 다만 거기서 피어난 부하들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친구들과의 우정, 백성들을 향한 사랑은 진짜였다.



“그렇구나…”


“그럼 비스트들의 해방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나요?”


“우리의 마지막 희망은 세인트릴리 쿠키가 깨어나는 것이오.”


“...”



카드미어 쿠키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졌다. 그걸 눈치 챈 건 뒤에서 가만히 듣던 수은기사 쿠키 뿐.



“그게 가능한가요?”


“아직 봉인수의 자유의 빛이 빛나고 있으니…”


“카드미어 쿠키의 말이 맞소. 자유의 빛이 힘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닐 것이오. 자유의 빛을 그러모아야하지만…”


“..! 자유의 빛의 목소리가 제게는 들려요! 그럼 세인트릴리 쿠키를 살려낼 수 있는 건가요?”


“그게 사실이오?! 그렇다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소. 한시가 급하오. 언제라도 비스트의 봉인이 풀리는 재앙의 날이 도래할지 모르오. 어둠마녀 쿠키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을 것이고.. 퓨어바닐라 쿠키, 자유의 빛을 모아주시오. 어둠마녀의 악으로 물들지 않은… 세인트릴리 쿠키의 자유의 빛 말이오. 카드미어 쿠키, 그대도 도우시오.”


“....”



카드미어 쿠키의 얼굴이 일순 살짝 일그러졌다. 고민하던 카드미어 쿠키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거절합니다.”


“...?”


“그게 무슨 말이오!”


“저는 아직 세인트릴리 쿠키를 믿지 못합니다. 만일 저것마저 어둠마녀 쿠키의 계략이라면? 그녀는 충분히 그럴만 합니다. 검은 가루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세인트릴리 쿠키는 가짜였어요. 바로 옆에서 싸운 동료가 적이었단 말입니다. 저는 퓨어바닐라 쿠키를 돕지 않겠습니다.”


“...카드미어 쿠키, 그대의 사명을 위한 것이기도 하오.”


“그러나 저는 악을 믿으라는 사명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대의 의중은 잘 알겠소. 쉬시게.”



카드미어 쿠키는 한숨을 내쉬며 봉인수의 정원을 벗어났다. 


그녀는 지금 왜 진짜가 아닐지도 모르는 저 세인트릴리 쿠키에게 목을 매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문스톤을 통해 돌아왔고 반죽이 세인트릴리 쿠키의 것이라고 해도 그게 정말일지 믿을 수 있나? 그 속에 어둠마녀 쿠키가 잠식을 했다면 어찌할 것인가. 그러니 이해할 수 없었고, 도울 수 없었다.



카드미어 쿠키는 조용히 은나무 기사단의 전당으로 향했다. 어느새 잔뜩 따온 은방울꽃과 도라지꽃, 나비꽃을 안고서는. 조용히 전당에 나열된 갑옷들 앞에 꽃을 내려두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늦게 조문을 왔군. 잘 지낸 모양이라 다행이다.”



카드미어 쿠키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요정 쿠키들은 수명이 길다. 그 중에서도 영생을 누리며 사는 카드미어 쿠키는 이제껏 자신을 따르던 많은 기사들을 보냈고, 또 맞이했다. 그렇게 죽은 이들의 갑주를 모아 전당을 만든 건 요정왕 쿠키의 배려 차원이었다. 손에 넣은 평화를 뜻하는 증거이며, 그것마저 미래에서 언젠가 카드미어 쿠키가 혼자가 되지 않길 바라며. 그날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누이.”


“아, 수은기사 쿠키.”


“정말로 세인트릴리 쿠키를 못 믿나?”


“완전히는 아니야. 단지 그것이 어둠마녀 쿠키일 꽝의 확률을 나는 본 거고.”


“그런가.”


“너는 어차피 전하의 말씀에 따를거지?”


“...”


“그래. 그럴 거 같았어. 너는 내가 기사단장이었던 시절만큼 충성심이 강하니까. 모쪼록, 전하를 잘 부탁해. 나는 주변 일대를 잠깐만 둘러볼게. 그리운 숲이기도 했으니까.”


“....응. 다녀와.”



카드미어 쿠키는 수은기사 쿠키에게 손을 흔들고서는 전당에서 나왔다. 숲은 고요했고, 반짝였다. 나비들이 퍼들링을 할 때인지 카드미어 쿠키의 소금 어깨 갑주에 들러붙어 가만히 그것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며 숲을 거닐었다. 요정왕국과 그렇게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거닐면 이상한 일이 있어도 금방 복귀할 수 있으니까.


카드미어 쿠키는 나무의 상흔들을 조목조목 바라보았다. 깊은 티스푼 창이 지나간 자국이 보였다. 이건 언제 생긴 상처일까.



“안 아프니?”



그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나무가 산들거렸다. 대변자의 말은, 자연이 알아듣고 자연의 말은, 대변자가 알아들을 수만 있고 다른 쿠키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니 여태 용감한 쿠키 일행을 도와줬어도 못 알아들었겠지.

아주 조금 더 숲으로 들어가자, 저 멀리 빛나는 은빛 제단이 보였다. 조용히 다가가 그것을 쓸자 효모가 조금 묻어날 뿐, 누군가 정리해둔 듯 깨끗했다.



“...네가 정리해뒀나? 은방울맛 쿠키.”


“앗..!”


“이 제단, 이제 쓸모 없대도.”


“그치만 단장님이 자주 오시던 곳이잖아요! 그러니까 언제든 다시 돌아오시더라도 여기서 쉬시도록 정리해뒀어요.”


“...어머니들이 나를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면 쓸모없어. 그치만 그 마음에 감사를 표하지, 은방울맛 쿠키. 그전에 너는 이제 단장이 아닌 나를 보고 단장이라고 부르는구나.”


“지금의 단장은 비록 수은기사 쿠키지만, 먼저 제 친구였으니까요. 그치만 단장님은 제 첫 단장님이고 영원히 단장님일 거에요!”


“그 말, 수은기사 쿠키에게 말해준다면 금기 규율인가?”


“으으! 아니에요!”



은방울맛 쿠키의 당황한 눈빛에 카드미어 쿠키가 피식 웃고서는 그 눈물을 닦아주었다. 아, 안 울어요! 라며 쩔쩔매는 은방울맛 쿠키가 퍽이나 귀여워보였는지 그녀는 계속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플라늄맛 쿠키나 슈가플라이맛 쿠키는 없나?”


“아, 둘은…”



쿠과과광!

큰 소음이 들리고, 바라본 곳에는 봉인수에 흐르는 악의 힘이 보였다. 당황한 둘을 재빨리 날아올라, 그 무엇보다도 빠른 속도로 봉인수로 향했다. 조금 늦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


둘이 도착한 곳에서는, 벌써 풀려나는 넝쿨 마법이 보였다.



“카, 카드미어 쿠키 기사단장님?!”


“수은기사 쿠키는? 전하는 어디갔나!!”


“지금은 세인트릴리 쿠키님께 가셨습니다!”


“젠장, 하필?! 지금 이 자리의 지휘는 임시로 내가 맡는다. 1부대를 제외한 부대는 일단 철수해. 1부대는 봉인수를 빙 둘러 포위해라. 언제 풀려날지 몰라. 이렇게 단시간 안에 자유의 빛을 모았을리가 없어. 은방울맛 쿠키, 잠깐 여기서 기다려.”



카드미어 쿠키가 은빛 갑주를 부딪히며 세인트릴리 쿠키가 잠들어있을 곳으로 향했다. 향했다는 거는, 분명 되살릴 방법이 있어서 일것이다. 그치만 중요한 건 영혼과 생명. 요정왕 쿠키가 사용할 마법은 살아있는 쿠키 정도의 생명이 필요하다. 즉… 그중 누군가를 희생해야한다.



“전하!!!”


“..! 카드미어 쿠키.”



아마 그의 선택으로는, 자신을 바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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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에 두편 올라가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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