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스파) 새 음료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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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5 01:10 28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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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맛 쿠키 X 스파클링맛 쿠키🥂


*스파허브인지 허브스파인지 애매함

*캐붕과 날조가 상당합니다… / 주스(음주) 요소 포함 / 공백 포함 약 4000 정도 / 맞춤법 & 띄어쓰기 틀렸을 수도 있어요



image저 일러 보다가 아이디어 떠오른 건 안비밀 😉



-🍸



평범했던 날이었다. 손님이 들어오면 환하게 맞이하고, 칵테일을 대접하며 대화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고, 그리고 손님이 떠날 기미를 보이면 ‘다음에 또 오세요’같은 일관된 말만 반복한 날이었다.


… 딱 한가지 점만 빼고 말이다. 바의 단골 민트초코 쿠키와 뱀파이어맛 쿠키가 오지 않았다는 것.

민트초코 쿠키는 바이올린 경연회가 있다고 들었고, 뱀파이어맛 쿠키는 연금술사맛 쿠키에게 붙잡힌 것 같았다. 뱀파이어맛 쿠키가 언젠간 연금술사맛 쿠키에게 주스를 금지당하거나 뭐 그럴 줄은 예전부터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친근한 두 쿠키만이 오지 않았지만 바는 너무나도 고요했다. 가뜩이나 쿠키들도 없었기 때문일까, 마냥 쓸쓸하게만 느껴졌다.


스파클링맛 쿠키는 창 밖에 포근하게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눈이 쿠키 세계를 감싸고 있었다. 아이 쿠키들은 눈을 맞으며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뒤에서 아이 쿠키들을 제지하는 어른 쿠키들도 신나보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펑펑 내리는 함박눈이었다.

오늘만 특별히 따듯하고 포근하게 바 인테리어를 바꾸어 봤었다. 분위기가 소박한 통나무집을 연상시켰다. 사실 인테리어는 자신의 단골 쿠키들을 위해 꾸며본 것이었다. 바이올린 모양 시계나, 모형 포도 주스 병. 민트초코 쿠키나 뱀파이어맛 쿠키가 오늘 오지 않아 이 인테리어는 한동안 유지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군데군데 놓여있는 작은 플라스틱 조화 화분, 그 중에서도 가장 생기 있는 생화는 민트초코 쿠키와 뱀파이어맛 쿠키를 제외한 가장 오래된 단골 쿠키가 선물로 준 것이었다. 웃는 얼굴의 데이지 꽃이라, 꽤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오래된 단골 쿠키 말로는 가끔씩 춤추듯 움직인다고 했는데, 그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쿠키만 보이는 현상이려나.


스파클링맛 쿠키는 잔을 꼼꼼히 닦으면서도 계속 시계를 힐끔거렸다. 항상 이 시간대마다 오는 그 가장 오래된 단골 쿠키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침과 분침은 벌써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은 조금 늦나보네, 무슨 일 생긴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은 입구의 종이 딸랑 울리는 소리에 사라져 버렸다. 바에서 흔히 보일 차림을 한 쿠키가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영업용 미소를 지음과 동시에 익숙한 환영 대사를 내뱉었다. 주문 받은대로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



10시 54분.

설마 오지 않는 건가. 살짝 아쉬움이 들었다.

스파클링맛 쿠키는 하이볼 잔을 집어들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 단골 쿠키가 좋아할만한 것 말이다. 다른 칵테일의 레시피를 참고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도중,


띠링-

청아하게 울리는 종소리. 그저 일반 쿠키가 찾아왔거니 싶어 시선을 돌렸다.



“어서오세- 음?”



문 앞에 서있던 쿠키는 스파클링맛 쿠키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쿠키가 바로 스파클링맛 쿠키가 기다리던, 허브맛 쿠키였으니.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허브맛 쿠키의 머리카락의 윗부분은 하얗게 변해있었다. 품 안에 소중하게 안고 있는 캔디꽃 화분. 저번에 그가 주었던 웃는 얼굴의 데이지꽃과 비슷한 종류인것 같았다.

허브맛 쿠키가 바 테이블로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새하얀 머리카락과 추워서인지 살짝 붉어진 그의 얼굴이 이상하게도 예쁘게만 느껴졌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오셨네요?”


“꽃을 사러 오겠다는 예약 손님이 조금 많았었거든요. 아, 그리고 이거 받아주세요!”



허브맛 쿠키가 소중히 안고 있던 캔디꽃 화분을 내밀었다. 미소 짓고 있는 꽃. 스파클링맛 쿠키가 화분을 받아들다 허브맛 쿠키의 손과 아주 잠깐, 맞닿았다. 움찔 놀란 스파클링맛 쿠키와는 다르게 무슨 문제 있냐는 듯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허브맛 쿠키. 스파클링맛 쿠키가 화분을 받아들어 바 테이블에 놓았다.

그 와중에도 아까 맞닿은 허브맛 쿠키의 손의 감촉이 아직도 생생히 느껴졌다.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손. 순간 없는 핫팩이라도 구해오고 싶어질 정도였으니.



“스파클링씨?”


“… 이거 죄송합니다. 잠시 다른 생각이 들어서.”



잠시 정적.

머쓱한 분위기 속 허브맛 쿠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그린 허브 티로 부탁할게요.”


“허브씨가 늘 주문하던 거네요. 알겠습니다!”



자연스러운 손놀림으로 금세 메뉴를 만들어 주었다.

바에서 주스가 아닌 차류라, 상당히 특이한 메뉴다 생각될 수 있겠지만 독창성을 추구하는 쿠키 바텐더들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잘 팔린다면 성공한 특이한 음료로 남고 그 음료를 만든 바텐더는 명성을 얻을 것이었다. 하지만 스파클링맛 쿠키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이 음료가 잘 팔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하나의 쿠키만이 좋아해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애초에 만든 이유가 한 쿠키를 위해서기도 하고.


허브맛 쿠키가 허브 티를 홀짝이는 모습. 스파클링맛 쿠키는 그 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시선을 알아챈 허브맛 쿠키와 눈이 마주친 스파클링맛 쿠키는 언제 쳐다봤냐는 듯 시선을 돌렸다.


스파클링맛 쿠키가 연구하고 있던 메뉴를 재개하려 옆쪽으로 향했다. 스파클링맛 쿠키가 다양한 종류의 주스를 손에 들고 있는 것에 의문이 든 허브맛 쿠키.



“그건 뭐에요?”


“새로 연구해보고 있는 음료에요. 한 번 평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허브맛 쿠키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파클링맛 쿠키가 준비해 놓았던 칵테일이 담겨 있는 하이볼 잔을 밀었다. 밑부분으로 갈수록 더욱 영롱해지는 초록빛, 윗부분 데코레이션으로 올려져 있는 붉은 빛 체리까지. 비쥬얼 하나로도 주스에 관해 잘 모르는 쿠키도 감탄할 정도였다. 사실 이미 스파클링맛 쿠키는 이 칵테일은 꽤 성공적일 것이다 짐작하고 있었다.


허브맛 쿠키가 잔을 들곤 몇 모금 마셨다.



“음, 주스치고는 조금 단 것 같아요.”


“일부러 달게 만든거에요! 계다가 허브씨, 주스 잘 못 마신다고 알고 있어서 도수도 낮게 만들었어요.”


“절 배려해 주신 거군요. 고마워요!”



은은하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하는 허브맛 쿠키의 모습은 스파클링맛 쿠키의 마음을 찌르르 울리게 만들었다. 물결처럼 퍼지는 알 수 없는 감정은 스파클링맛 쿠키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다.



-🍸



밖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고, 안은 따뜻한데다, 소박하게나마 아늑한 인테리어에 분위기는 점차 무르익어갔다.

스파클링맛 쿠키와 허브맛 쿠키는 평소처럼 주스바나 꽃집의 상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등 잡담을 나누었다. 이상하게도 아무 쿠키도 주스바에 찾아오지 않아 둘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허브맛 쿠키가 오늘 가져다 준 캔디꽃에 대해 말하고 있던 도중, 스파클링맛 쿠키는 허브맛 쿠키의 약간 상기된 얼굴을 알아채게 되었다. 취기 때문일까, 도수를 낮게 했음에도 조금 취한 것만 같은 허브맛 쿠키의 모습이 스파클링맛 쿠키의 눈에 가득 담겼다.


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 막히는 듯한 정적이 이어졌다.

중간에 스파클링맛 쿠키가 뭐라 말해보려 했지만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금세 입을 닫게 되었다.



“스파클링씨.”



머뭇거리고 있던 스파클링맛 쿠키에게 허브맛 쿠키가 말을 걸었다. 중얼거림에 가깝긴 했지만 말이다. 칵테일을 조금씩 홀짝이고 있던 스파클링맛 쿠키의 손이 멈췄다. 고개를 든 그는 허브맛 쿠키와 눈이 잠시 마주치게 되었다. 허브맛 쿠키의 미묘하게 풀린 눈. 스파클링맛 쿠키의 가슴 속에 무언가 쿵, 하고 돌덩이가 떨어진 느낌이었다.



“네?”


“… 그래도 가끔은 이런 날이 좋긴 하네요.”


스파클링맛 쿠키가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눈을 몇 번 깜박였다.


“다같이 있는 것도 좋지만, 스파클링씨와 단 둘만 있는 날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서요…”



이어지는 허브맛 쿠키의 미소. 평소에는 은은한 미소였다면 지금은 무방비해진 웃음이였다. 숨김 없이 드러난 그 웃음에 스파클링맛 쿠키는 손으로 뜨거워진 얼굴을 가렸다. 머릿속이 백지처럼 새하얘졌음에도 떠오른 한 생각,


… 설마 사랑하게 된건가.

앞으로 바텐더 대 단골의 평범한 위치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 같았다. 스파클링맛 쿠키가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곤 고개를 들었다. 허브맛 쿠키의 순진한 왜 그러냐는 질문과 호기심으로 빤히 바라보는 시선은 스파클링맛 쿠키에겐 과분할 뿐이었다.



그 날의 낭만적인 눈송이들은 소리 없이 내렸다.

스파클링맛 쿠키로서는 절대 잊지 못할 겨울이었다.



-🍸


후기_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허브는 주스(술)에 약하다는 캐해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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