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코코아//단지 둘이 꽁냥꽁냥 거리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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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갱//
2026.02.25 00:03 89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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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끄적인 소설 팬픽도 있고 개인작도 있고 수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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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주신 분에게 리스펙 드립니다 ㄹㅇ..

분량 난리났어요,,


한적한 거리 속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

해가 져가는 노을 빛을 등지고 연주의 마무리를 장식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없는 사람들의 박수소리.

씁쓸하기도 했지만 싱긋 웃어보였어.


나도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으려나.


"저기.."


여린 목소리가 귓가에 날아들고, 난 반사적으로 고갤 돌렸어.


"아, 네?"

"이거, 받아주세요.."


손에 들려있던 편지.

푸릇푸릇한 대학생의 면모가 잘 보였어.


내가 머뭇거리자 용기내서 입을 여는 갈색머리의 그녀.


"노, 노래 평소에 잘 듣고 있어요..! 저기 카페에서 듣는 분들도 많으시니까 계속 연주해주세요!"


손에 급히 편지를 쥐어주고는 멀리 뛰어갔어.

연한 초콜릿 향기가 묻은 편지.


그녀가 말했던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음료를 시켰어.

정말 여기 계시는 분이 다 내 노래를 들어주셨다면..


벅차는 마음이 몰려오자 세상이 환해진 느낌이야.

해가 진 카페는 분위기 있었어.


꼼지락꼼지락.

편지를 펴보니 단정한 글씨체가 보였어.


노래 잘 듣고 있어요.

괜찮으시다면 내일 만날래요?


연락처 남겨놓을게요.


●●●– □□□□ – @@@@


전화번호와 약속을 기약한 그녀.

어느새 편지지를 꼭 쥐고 생긋 웃고 있었어.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본능적으로 연락을 걸어버리고는 긴장했어.

이제 잠자리에 드셨으면 어쩌지.


뚜루루—


"여보세요?"


어, 받았다.


"아, 안녕하세요..? 저 아까 바이올린 연주하던.."

"으아아..!! 진짜 걸어주셨어..!!"

"너무 늦게 전화줬나..? 미안해요. 아무튼 내일 만나자고 하셨잖아요. 어디서 만날래요?"


목소리를 떨며 행복감을 감추지 못한 그녀가 귀여웠어.

연주만 하던 삶에 한송이 꽃씨가 날아들어왔달까.


"진짜 내일 만나실수 있어요? 음 그렇다면.."


그녀는 잠시 무언가를 중얼대더니 결심한듯 말해.


"내일 2시에 사거리에서 만나실수 있나요?"

"내일 2시 사거리.. 네, 좋아요."


즉흥적으로 잡은 약속.

용기를 내준 그녀가 고마워.

아, 못 물어본게 있어.


"혹시 이름이 뭐에요?"


편지지에 남아있는 초콜릿 향.

씁쓸한 향이 아닌, 정말 따뜻한 당신에게 어울리는 밀크초콜릿 향이었나.


"코코아입니다..!! 그럼 그 쪽은.."

"아, 저는 민트초코라고 합니다. 내일 봬요, 코코아님."


코코아.

정말 어울리는 이름이였어.

차가운 겨울에 온기를 주는 존재.


전화가 끊기고, 사람이 얼마 있지 않은 카페에서 음료를 홀짝였어.


"벌써 봄이 오려나.."


당신의 계절은 다 가버렸네.

그래도 괜찮아. 코코아를 사랑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나처럼.


.

.

나.. 처럼?


무의식적에 튀어나온 생각에 몸이 뜨거워졌어.

세모금정도 홀짝인 음료를 버리고 카페를 나와 집으로 향했어.


설마, 내가 그녀를..?

.

.


복잡한 생각으로 잠을 설친 어제.

약속한 오후 2시까지 1시간 쯤 남았어.


무슨 옷을 입고 갈까. 캐주얼한 맨투맨? 아니, 너무 편해 보이려나.


"으음.."


옷 입는걸로 이렇게 고민한적은 처음이야.

원래 항상 하얀 정장을 입고 연주했었으니까.


"아이, 나도 몰라 이제."


그냥 하얀색 긴팔 티셔츠와 약간 붙는 검정 바지를 입기로 했어. 남색 빛 도는 바람막이도 걸친채.


옷도 골랐으니 조금 쉬어보려고 했는데, 이게 뭐람.


"..1시 57분? 미친건가?"


옷만 골랐는데 1시간이 지나있었어.

아아, 어떡하지. 일단 뛰자.


.

.


"헉, 헉.. 코코아님..!!"

"민트초코님! 여기요 여기!"


숨을 고르며 당신을 불렀어. 2시 3분. 아, 늦었다.

그녀는 흰색 목폴라티에 아이보리색 코트, 갈색 바지를 입고 서있었어. 옷 잘입으시는구나.


"죄송해요. 처음 만나는데 늦어버리고.."

"아, 아니에요! 그렇게 늦게 안나오셨어요!"

"그래도.. 손이 이렇게 차가우신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았어.

내 행동에 내가 놀랐지만, 그녀는 손을 빼내지 않고 기다려주었어.


"아, 죄송해요. 초면에 손을.."

"왜요, 난 좋았는데. 어서 가요."


좋았다고?

의미심장하고도 심장을 간지럽히는 그 말을 곱씹기도 전에, 손목이 가볍게 잡히고는 이끌려갔어.


처음으로 간 곳은 인형뽑기 샵이였어.


"이런데 좋아하세요?"

"사실 저도 처음와봐요.. 헤헤.."


당신하고 너무 어울리는 공간.

형형색색의 인형을 구경하다가, 현금을 꺼내들고 집중하기 시작했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인형뽑기에 몰두했지만, 노력의 성과는 아직 보지 못했어.


"후우.. 어렵다.."


시무룩해진 그녀가 귀여웠어.

나도 대충 아무기계에나 자리를 잡고 인형을 뽑아보려 했어.


"어때요? 뽑혔어요?"

"아니요. 어렵긴 어렵네요. 저기 저 인형 코코아씨 닮았죠?"

"엇, 진짜네요..!"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어.

결국 돈을 꽤나 써서 그녀를 닮은 인형을 뽑았고,


"가져요."


그녀에게 선물했어.

인형을 꼭 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다시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

중간에 옷가게도 들리고, 아기자기한 장신구들이 늘어져있는 상점에도 갔고.


"민트초코님은 대학교 어디로 다녀요?"

"전 저기 앞에 대학교요."

"어, 저도 거기 다니는데!"

"진짜요? 오다가면서 만난적이 없네요, 우리."


우리.

허울좋고 따뜻한 그 말.

정말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에 멈칫.


"그러게요. 저 좁은 학교에서 만난적이 없네."


그녀의 따뜻한 말에 슬며시 올라가는 입꼬리.

긴장이 풀리고 발걸음이 가벼워졌어.


하염없이 걷다보니까 카페에 왔어.


"카페 가시게요?"

"네! 여기 치즈 케이크 맛있어요!"


치즈는 좋아하진 않지만, 당신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장난처럼 들릴 주문을 했어. 예쁘게 웃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코코아 하나 주문할게요."

"뭐에요~ 그럼 전 민트초코 프라페로 주세요. 치즈 케이크 조각도 주문할게요!"


채광 좋은 자리를 잡고, 약간은 어색한 시간이 흘렀어.


"민트초코님."


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그녀.

갈색 머리가 흔들리며 몽환적인 코코아 향이 퍼졌어.


"네?"

"저기 커튼 쳐져있는데 있잖아요."


손가락을 따라서 시선을 옮겼고, 정말 커튼이 쳐져있는 공간이 보였어.


"밤 되면 저 커튼이 열려요. 겨울에는 7시, 여름에는 9시."

"아아.. 그럼, 저 안엔 뭐가 있어요?"

"흠~ 그때까지 기다려보면 알겠죠?"


달콤하고 매력적인 제안.

음료와 케이크가 나오고, 우린 각자의 음료를 마셨어.

치즈 케이크는 나에겐 느끼했어. 당신이 잘 먹었으니 된거겠지?


해가 지고, 어느새 7시 반을 넘기고 있어.

카페에서 이렇게 시간 때운 적도 없었는데.


"지금은 늦겨울에서 초봄이니까, 커텐 더 빨리 열릴 지도 몰라요."


벌써 초봄, 이라는 단어가 붙었구나.

꽃이 날아들고, 몽환적인 계절의 입구가 언제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는걸까.


"하하, 기대되네요."


그 순간.


촤라락—

커튼이 열리고 내눈에 그녀가 말한 커튼 안의 물품들이 보였어.


"아.."


그때의 내 눈이 가장 반짝거렸을거야.

골동품처럼 먼지가 약간 쌓여있는 악기들.

나에게 손짓 하는 듯 했어.


"어때요?"

"..이런 공간이 있네요. 너무 신기해요."

"그러실 줄 알았어. 이따 악단들이 와서 공연할거에요!"


민트초코 프라페를 쭉 빨아들이며 싱긋 웃어준 그녀.

노을빛이 져갔어.


고개를 약간 돌려 창밖을 바라보는 당신에겐 역광이 비추어졌어.


콧날을 흝고 내려가는 태양빛.

싱긋 웃는 입술을 빛내는 그 태양빛이 예쁘더라.


어느샌가 내 마음속이 핑크빛으로 물들었어.

마음속으로 날아들어온 꽃씨가 발아한 순간—


"좋아해.."


읆조려버린 말.

그녀는 행동을 잠시 멈추더니, 날 보고는 얼굴을 붉혔어.


악단들이 정비를 하고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까지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았어.


부드럽게 울리는 기타 현 소리.

여리지만 울림 있는 목소리가 카페를 채웠어.


저 하늘에 당신을 빗대어서

노을의 넘실거리는 빛에 취하고


언제까지나 계속 될거라는

기약없는 영원을 맹세했어


누군가는 외면할

환상의 종착점에서


난 조용히 끝을 바라보며

당신을 향해 웃어주려나


다채롭지 못한 나라서 미안해

아직은 어둠이 어울리는 나라서


영원히 빛날 너와는

전혀 어울리지 못해주어서



"이 노래 알아요? 무명한 곡이긴 하지만.."


적막을 깨트려준 그녀의 목소리.

그래, 당신은 그냥 내 연주를 좋아해준거겠지.


"네. '환상의 종착점'. 저도 이 노래 좋아해요."

"부제목도 아세요?"


부제목도 있었나?

근데 왜 당신은 내 고백을 묻으려하는것처럼 느껴지지.


"사랑의 출발점."


사랑.

그 단어 하나가 내 심장을 간지럽혔어.


우리 관계에

사랑이라는, 연인이라는 단어가 붙어도 되는걸까.


예쁘고 더럽혀지지 않은 그 단어가 내게도 어울릴까.


이제는 종착점이겠지만

그곳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환상의 틀을 벗어던지고

사랑의 출발점으로 나아갈수 있을까


"..나 진짜 좋아해요?"


후렴으로 다다른 노랫소리는 옅어지고, 어느새 이 공간엔 코코아 그녀의 목소리만 남았어.


"..네."


작은 목소리로 뱉은 대답.

얼굴이 홧홧해지고 목소리를 떨었어.


다시 조용해진 카페.

그녀는 부끄러운 듯 목폴라를 만지작거렸어.


"처음 무대하던 데가 사거리였죠? 그때 경찰이 막아서 거기로 옮긴거잖아."


내 과거를 읆조린 그녀.


"어, 어떻게 그걸 아세요..?"

"진짜 기억 못해요? 내가 그때 악보 줬잖아요."


악보?

아, 생각났어.

내게 노래가 너무 좋다며 자작곡을 내밀었던 단발의 그 아이.


"..어? 그때 그..?"


정말 예뻤었는데. 지금도 예쁘네.

과거에도 본적 있었구나, 우리.


"기억났어요?"

"네..! 노래 아직도 기억나요.. 제목이 '코코아'였잖아요."

"맞아요!"


웃음 지으며 목을 가다듬던 그녀.

입이 열리고, 그 시절로 돌아간듯한 음색을 마주해.



처음으로 마주한 하얀 빛 계절

따뜻한 온기에만 머무르고 싶나봐


눈을 감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닿는 곳은 오로지 너였는걸


아아—

눈물 흘리는 차가운 계절에


아아—

피어오르는 따뜻한 온기와 함께라면

흘릴 눈물도 없어질거라 속삭였어



외롭지만 희망있는 음색.

이젠 그녀의 목소리가 카페를 채웠어.



빛을 잃은 눈빛에

몽글몽글 피어오른 코코아 한잔이


희망을 잃으면 안된다는

그 따뜻한 손길이 널 기다려



"나도 좋아해요, 민트초코님."


두근.

서로의 시선이 각자의 눈에 닿고, 생긋 웃어준 그 순간.


이제부턴 조금 더 찬란한 시간이 시작되지 않을까.

나도 약간의 희망과, 아주 약간의 온기가 허락되는걸 기대해도 되겠지.


카페에서의 찬란한 시간이었다.

화려한 축제나 공연이 없이도 눈 앞에 빛이 일렁이던, 예쁘고 값진 시간.


이걸 3일 동안 썼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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