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쪽이 맞다고!"
두 갈래로 갈려있는 통로에 리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이리저리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는 곧 반대쪽에서 맞서는 날선 목소리가 울렸다.
"하아.. 오른 쪽이라니까?"
그 목소리의 출처는 이노였다.
이노와 리오는 전투복으로 보이는 특수한 옷을 입고 있었다.
리오는 팔에 주황색 무늬가 줄을 이루고 있는 짙은 회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목 부분의 지퍼는 반 쯤 열린 채였다.
옆에 있는 이노는 은색 줄무늬가 새겨져있는 점퍼였다. 이노는 리오와는 다르게 단정히 차려입은 채였다.
같은 복장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둘은 현재 첫 임무 현장에서 대치 중이었다.
이번에는 쉽지 않을거야~ 같이 힘을 합치도록 해~
하마르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힘을 합쳐 첫 임무를 해내라고.
알겠어.
응, 아저씨.
이렇게 대답한지 고작 2시간만에, 임무에 투입되자마자 둘은 향할 방향을 두고 다투고 있었다.
리오는 어떤 소리가 들렸다며 왼쪽 갈림길로 가자고 했고, 이노는 처음 정한대로 오른쪽으로 가자고 말하는 중이었다.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데? 오기전에 오른쪽 통로로 가자고 계획 짜놨잖아?"
오기 전 짜놓은 계획을 생각했을때 리오의 의견은 확실히 괜한 억지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 정도는 리오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억지를 부리는걸 알면서도 의견을 굽힐수가 없었다.
"아니.. 확실히 왼쪽이라니까? 내 감이 말한다고, 내 감이!"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듯 자신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치며 말했다.
"뭐? 지금 고작 감을 믿고 계획을 틀으라고?"
리오의 말에 이노의 얼굴을 덮고있는 가면에서 마저 어이없다는 표정이 묻어나왔다.
그게 맞았다. 당연히 어이가 없을것이다. 겨우 짜놓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이었다. 무엇인지 모를 목소리가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왼쪽이야.
강하고도 옅게 울리는 그 목소리가 리오를 붙잡아두고 있었다.
"그래, 감. 가끔은 감도 믿어야한다고. 한번만 믿어줘."
이노는 평소답지 않게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 리오에게서 무언가를 느낀것인지 이노는 말하려던 입을 다물었다.
리오에게서 굳은 확신이 느껴졌다. 원래 이리도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지는 않던 리오였기에, 이노도 한번 믿어봐야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노는 말싸움을 하며 계속 오른 쪽 길을 가리키고 있던 팔을 내렸다. 리오는 여전히 확신이 가득차오른 눈동자로 이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리오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춘 후 두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하아.. 아니기만해봐. 다 니 책임으로 돌릴거니까."
이노의 말에 리오의 얼굴이 한순간에 밝아졌다. 이노의 손목을 잡고 끌며 둘은 왼쪽 길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라니까? 믿은 보람이 있을거야. 가자!"
믿음에 보답해야겠지, 믿어줘서 고맙네.
작은 고마움을 전하려던 찰나, 두 아이가 향하던 길 끝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가 들리자, 두 아이는 서로를 동시에 쳐다보았다.
그래.
가자.
무언의 신호를 주고 받은듯, 두 아이의 몸은 동시에 튀어나갔다. 첫번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들은 첫번째 믿음에 몸을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