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해질녘에 : 06: 함께라는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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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밝은 해질녘에 : 06: 함께라는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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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_포터
2025.10.26 20:05 254 4312
시리즈
밝은 해질녘에
사실 이 세상에 여러 이름으로 존재하는 초능력자들. 어딘가에서는 마녀로, 어딘가에서는 위법자로. 한 나라에 초능력자, 리오가 나타나게되고, 첫번째 초능력자의 등장으로 나라의 정부는 그녀를 입양하게 된다. 그리고서 얼마후 만난 타국의 마녀의 아들. 마녀사냥을 당한 마녀의 아들은 정부에게 길러지게 되고, 초능력자 리오의 보자관으로 써 이노는 함께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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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가직접캔바돌려서5분만에가져온쌈@뽕한예비표지)

오늘은 일러스트? 있어요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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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는 삐딱하게 벽에 기대 혼자서 방안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리오를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무심히 보고있었다. 다리를 다친것인지 이노의 옆에는 목발이 놓여져있었다. 한 팔에는 정장 겉옷이 걸쳐져 있었고 손에는 반쯤 접힌 너덜너덜한 책이 들려있었다.



쟤는 지치지도 않나.



벌써 몇시간 째였다. 아니, 정확히하자면 한 달 정도 이려나.


하마르씨와의 마지막 만남 이후로 이노와 리오는 같이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이를 부득부득 갈며 거부했지만 겨우 한 주 만에 그 크던 짜증의 불꽃은 사라지고 둘의 경계는 식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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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르씨가 사라지고 몇 시간 후, 이노는 자신에게 일은 리오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노의 역할은 리오의 보자관이었다. 그러므로 이노는 저 날뛰는 생명체에게서 눈을 떼면 안되었고 위험할 때면 도와주어야 했다.



저런 애를 내가 어떻게, 하고 생각하던것도 잠시, 조금 시간이 지나니 이노는 이 아이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 심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노가 보기에 리오는 사람의 형체를 한 짐승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괴물같이 지치지 않는 체력이며, 하루도 빼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놀리는 대범함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한번은 이노가 그녀가 정말 짐승은 아닐까 의심하게 한 일도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파트너가 될것이라는 말 때문일까, 몇 주간 붙은 정때문일까. 이노는 자신 나름 열심히 리오를 지키고있었다.


꽤나 이 같잖은 초능력자를 지키는 것에도 사명감이 따른다고 믿으며 온 마음을 다해.. 적어도 열심히 리오를 지키려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이노가 심하게 다치는 일이 있었다.


그때 리오는 이노가 읽으려는 책을 자신이 꺼내주겠다며 높디높은 서재에 낡은 사다리를 타며 오르고 있던 때였다.


자신의 초능력을 쓰면 되기도 했고, 이노가 위험하다고 여러번 말을 하기도 했다만, 리오는 듣지 않았다. 되려 그의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인듯 사다리를 앞뒤로 아슬아슬하게 흔들어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작은 실금으로 유리는 깨지기 마련이다. 리오가 흔들던 낡은 사다리의 고정대는 이내 큰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그 바람에 리오는 성인 남성 세 명의 키와 맞먹는 높이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리오에게 짜증이나서 뒤를 돌고 있던 이노에게 리오의 비명이 들렸고, 이노는 그대로 몸을 날려 떨어지는 리오를 받았다.



리오는 무사했다. 다친곳 하나 없이 그저 높은 곳을 조금 무서워하게 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노였다. 그동안의 훈련의 결과로 죽을 정도의 충격은 면한 이노였지만 몸을 날려 리오를 받느라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며칠동안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특히 사다리에 깔렸던 왼쪽 다리는 뼈에 금이 가있었다.



그렇게 다친 이노는 두 달 동안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 일로 그나마 친해졌던 이노와 리오의 관계는 다시 악화 되었다.



가끔 리오와 대화도 하던 이노는 이제는 리오에게 말도 걸지 않았고, 가까이서 보좌해주기는 커녕 항상 3미터 정도 떨어져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에게 눈치가 보인것인지 리오도 예전보다는 덜 날뛰었고 귀찮게 굴지도 않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장난이나 아이디어를 적어 놓는 리오의 공책은 점점 더 빽빽히 차갔고, 이노의 책은 손 때가 묻으며 바래져갔다.



하아, 어쩔수가 없나.



이노가 반쯤 닫혀있던 책을 착, 하는 소리를 내며 완전히 닫았다. 짜증나던 감정과 복잡한 생각을 정리한 후였다.



어쨌든 이노와 리오는 파트너로써, 임무를 하기위해 얽힌 관계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둘은 편해지고, 협동심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이 두 과제를 완성 짓기 위해서는 이노와 리오 사이의 불편한 정적을 부숴야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하아.. 하는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마음을 굳힌듯 기대있던 벽에서 등을 떼었다. 터덜터덜, 여전히 편하지만은 않은 마음을 대변하듯 발걸음 소리가 탁하게 들려왔다.


이제는 바닥에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리오의 등에 대고 이노의 옅은 목소리가 울렸다.



"야, 아무래도 우리-"



이노가 힘들게 내뱉은 말이 크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 묻혀 흩어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여러색의 문이 열리고 하마르가 위풍당당하게 들어왔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어린 아이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오랜만인 인사를 건네다.



"이야, 이노, 리오! 잘 지냈어~? 나는-"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던 하마르는 공기의 분위기를 읽은 것인지 어라, 하고 말을 멈추었다.



그러곤 가볍게 미간을 찌푸리며 벙찐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두 아이의 팔을 잡아 당기며 말을 이었다.



"나는 잘 지냈는데, 너희는 싸우고 있었니? 너희가 그러면 안되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하마르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하게 들렸다. 애매하게 두 아이를 안고 있던 하마르가 팔을 풀으며 두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내가 위에다가 너희는 잘 할거라고 말해 뒀는데 말이지~ 너희가 실패하면 내가 혼난다고~ 더군다나, 너희는 우리의 첫번째 초능력자 팀이잖아?"



하마르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노의 몸이 움찔 움직였다. 하마르는 그런 이노를 내려다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할거니까, 괜찮아~ 이노는 리오 확실하게 지키고. 알겠지?"



그의 말에 두 아이 모두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는 하마르를 올려다보았다.



"뭐, 그럼 드디어 첫번째 임무인거야?"



"벌써 첫번째 임무라고?"



리오의 얼굴에는 설렘과 신남이 감돌았고 이노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과 약간의 기대가 일렁였다.



그런 두 아이보다도 신나하는 듯한 하마르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평소보다 들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첫 미션이니까 어려운 상대는 아닐거야. 그래도 둘이 협력하지 않는 한 무찌르지는 못할테니까."



두 아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한번 함께여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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